줄창 Mayhem만 들었던 한 주를 뒤로 하고 좀 새로운 걸 들어보자고 꺼낸 게 미국 Mayhem이니 형편없는 선곡 센스가 지나치게 돋보이겠지만… 인생이 뭐 그런 거라고 치고 넘어간다. 사실 Mayhem이란 단어를 밴드명으로 쓴 메탈 밴드는 은근 있는 편이지만 저 노르웨이의 불한당들 덕분에 주목받을래야 받을 수가 없었던 그네들의 팔자들을 생각하면 이렇게라도 가끔 나 같은 사람이 한번씩 들어주는 것도 나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각설하고.

이렇게만 얘기하면 완전 듣보 밴드인 것 같지만 레이블도 Black Dragon이니 나름 이름 있고, 보컬의 Matt McCourt도 이름만 봐서는 누군가 싶겠지만 알고 보면 Dr. Mastermind의 그 사람이니 나름 미국 헤비메탈의 터줏대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네임드’ 뮤지션이 주변인들을 끌어모아 만든 야심찬 밴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만큼 보통 스래쉬 소리 많이 듣는 밴드고 앨범이지만, 그보다는 헤비메탈에 적당히 스래쉬/스피드메탈의 기운을 더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장 기타 톤만 보더라도 Dr. Mastermind가 ‘Abuser’ 등에서 달려주는 부분을 꽤 닮아 있고, 아예 Dr. Mastermind의 ‘Domination’ 커버곡까지 담고 있기도 하고.

하지만 ‘Fuk-U’나 ‘Couch Potato’, ‘Ace of Spades’ 커버처럼 S.O.D가 감명깊었는지 펑크풍 짙은 크로스오버 스래쉬를 시도하는 트랙들은… 이게 그냥 유쾌한 헤비메탈이었으면 좋았겠지만 나처럼 그냥 어설프게 펑크풍 씌우다 망해버린 것처럼 들릴 이들도 있잖을까 싶다. ‘Ace of Spades’ 커버도 실었는데 ‘Ace of Spades’를 지나치게 따라하는 모습이 역력한 ‘White Mice on Speed’를 듣자면 이 밴드가 실력이야 그렇다 치고 스래쉬라는 장르에 대해서 뭔가 오해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짐작도 든다. 밴드명이 Mayhem인데 이런 음악을 했다는 것도 지금 생각하면 좀 곤란하다. 하긴 그러니까 그 노르웨이 밴드에 묻힐 팔자였을 것이다.

[Black Dragon, 1987]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