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이름이 Gospelheim인데 북유럽은 커녕 맨체스터 출신이고, 밴드명이 저런데 던전 신스나 블랙메탈과는 거리가 있는 – 보통은 고쓰 메탈 정도로 홍보되는 듯하다 –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라니 꽤 예상 밖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블랙메탈의 기운이 없지는 않더라도 전형적인 형태와는 무척이나 동떨어진 음악만을 내놓은 레이블을 보고 메탈 나름 들었다고 자처하는 메탈헤드는 그 정도는 충분히 예상 범위라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을 수도 있겠다. 하긴 이 레이블이 작년에 낸 앨범들 중에 그나마 블랙메탈의 기운이 뚜렷한 건 Imha Tarikat의 신작 정도를 빼면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도 비교적 예상 범위였던 첫 곡을 지나가면 앨범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Satan Blues’의 의외로 화끈한 리프와 ‘Praise Be’의 적당히 둠적이면서도 고쓰와 Placebo식 브릿 팝의 사이 어딘가에 놓여 있을 멜랑콜리하지만 어둡다고 하기엔 좀 망설여질 분위기, 클린 보컬을 제외하면 기대 이상으로 블랙메탈에 가까운 질주감을 보여주는 ‘Into Smithereens’, 초창기 Paradise Lost식 둠-데스로 시작했다 급격하게 괴팍한 전개로 나아가는 ‘Valles Marineres’ 등의 다양한 스타일들이 공존한다. 고쓰적인 모습도, 고쓰라고는 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클래식한 스타일보다는 The 69 Eyes 류의 좀 더 모던한 면모에 가깝다.

그러니까 이 앨범을 고딕 또는 고쓰 메탈이라고 부른다면 적절한 표현이라 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그 장르명으로는 잡아내기 어려운 음악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보컬이 Richard Leviathan과도 꽤 비슷한 편이기 때문에 네오포크와 메탈을 모두 즐기는 이들에게도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 좋게 들었다는 뜻이다.

[Prophec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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