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l Blade가 야심차게 내놓는 데스메탈 슈퍼밴드! 정도로 홍보되곤 하는 밴드이고 사실 멤버들의 면면을 보면 틀린 얘기는 아니다 싶지만 그래도 더 눈에 띄는 멤버는 역시 Chris Reifert이고, 그 다음으로는 Asphyx 출신의 Paul Baayens와 Bob Bagchus이다. 베이스의 Theo van Eekelen은 Grand Supreme Blood Court 출신인데, “Bow Down before the Blood Court”는 Martin van Drunen의 보컬을 앞세운 ‘Asphyx스러운’ 음악으로 주목을 받았던 앨범이었다. 말하자면 Asphyx 패밀리격 멤버들에 Autopsy의 보컬을 세워놓은 밴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정도 되면 앨범을 듣기도 전에 짐작되고 기대되는 스타일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음악은 조금은 의외의 스타일이다. 전반적으로 둠적인 분위기는 감돌지만 ‘Force Fed Fear’의 살짝 크러스트펑크 묻은 블랙메탈의 향기가 나는 연주나, ‘Sinister Christians’처럼 블랙스래쉬(굳이 비교하자면 Toxic Holocaust 정도) 리프, ‘Deeper Wounds’의 Bathory풍 분위기, ‘The Devils Grasp’의 Motorhead풍 Death’n Roll 등 다양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블래스트비트 없는 올드스쿨 데스에서 해볼 수 있는 건 거의 다 해 보고 있는 셈인데, 그 와중에 딱히 떨어지는 곡을 꼽기도 어렵다는 게 밴드의 관록을 보여준다.

말하자면 Asphyx나 Autopsy의 그림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앨범을 만드려는 게 밴드의 의도였다면 그런 면에서는 꽤 성공적인 앨범일 것이고, 그런 창작자의 의도를 떠나서 올드스쿨 데스가 잘 나가던 시절의 메탈을 좋아한다면 만족할 수 있는 앨범이다. 나는 무척 좋게 들었다.

[Metal Blade, 2023]

Siege of Power “This is Tomorrow””의 2개의 생각

  1. 이 포스팅이 처음 올라왔을 때 이런게 있었구나 싶어서 들어봤었는데, 저와는 역시나 좀.. 안맞는듯 합니다. 이런 슈퍼밴드들이 보통은 그런 듯 합니다 결국 이름값에 기대어야 하는.. 작년에 나온 putrefaction sets in이라는 고어 슈퍼밴드가 있었는데 역시 별로였습니다(https://blog.naver.com/lawgrind/223116709057 – 나름 슈퍼밴드인데 아무도 제 리뷰를 안 보더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autopsy 최근앨범들이 꽤 좋았기 떄문에 그거나 열심히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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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utrefaction Sets In은 올리신 글 보고 들어봤는데 제 생각입니다만 음악이 너무 평범하더군요. 그냥 잡다하게 다 적당히 섞어 만든 듯한 느낌? 그래도 친구분들이 열심히 방문하고 계시고 블로그 훈훈하더군요. 여기 오는 제 지인들은 글을 보긴 하는지 뭐 올리면 싸게 팔라는 카톡만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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