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nus의 신작. Prophecy의 Grand Supporter 멤버십을 가입하면 좋은 점은 이렇게 Prophecy의 발매작을 가장 비싼 버전으로 공식 발매일보다 먼저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고, 나쁜 점은 매달 정액으로 나가는 월회비가 유로화가 껑충 뛰어오르는 시절에는 대단히 뼈아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요새처럼 유로 환율이 1400원대 위에서 계속 놀고 있는 시절에서 본인은 아주 곤란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본의 아…니라고야 못하겠지만 예상 이상으로 과소비의 화신이 돼버린지라 자중해야겠지만 매달 꼬박꼬박 빠져나가는 월회비의 뼈아픔을 생각하면 앨범에 대한 기대는 한층 더해진다. 물론 딱히 실패작을 낸 적이 없었던 밴드이기도 하다.

앨범은 딱 기대만큼의 음악을 담고 있다. 멤버가 조금 바뀌기는 했지만 사실 데뷔작 시절 멤버라고는 보컬과 베이스밖에 남지 않은 이 밴드가 멤버 변경으로 스타일이 바뀔 밴드는 아니고, 밴드 특유의 서정을 강조한(그리고 밝은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결코 어둡지는 않은) ‘웰메이드’ 둠메탈 스타일의 가장 기여도 높은 인물 중 하나는 프로듀서인 Flemming Rasmussen일 것이므로 이 밴드의 노선은 여전히 공고하다. 오히려 프로그 터치를 놓지 못했던 “Martyre”나 “Veroika Decides to Die” 같은 앨범에 비해서는 이 앨범이 좀 더 전형적인 전개에 가까워 보인다. ‘Even Tide’ 같은 보컬 하모니와 멜로디만으로 승부하는 발라드 같은 곡은 둠-데스 밴드들도 어느 정도는 프로그 터치를 보통 머금곤 하는 요새에는 사실 별로 본 적이 없다.

이전에 Saturnus를 좋게 들었다면 당연히 만족할 수 있을 앨범…인데, 사실 퓨너럴 둠도 아닌 둠-데스를 아직껏 듣는 이라면 Saturnus를 안 좋게 들을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이 앨범으로 이번 달 월회비는 아깝…지 않았다면 좀 거짓말이지만 확실히 본전 생각은 덜하다. ‘Breathe New Life’를 들으면서 그래도 그 때 들을 게 참 많았어…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 그럴 수도 있겠다. 멋진 앨범이다.

[Prophec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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