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nd는 Geoff Mann이 Twelfth Night를 나와서 처음으로 활동했던 밴드이고, 인기야 없었지만 Geoff Mann의 이름값 때문에라도 Geoff Mann이 Twelfth Night를 나와서 내놓은 음악들은 (꼭 CD는 아니더라도)많이들 재발매가 되었(거나 아니면 그냥 구하기가 쉬웠)는데, The Bond의 이 데뷔작만큼은 생각보다 잘 보이지 않는 편이었다. 물론 밴드를 탈퇴하고 CCM 사나이가 된 이후 Geoff Mann이 잘 나간 적이 없다는 거야 잘 알려져 있으니 그게 그리 이상할 것까지는 아닌데, 그래도 이 앨범 이후에 나온 “Prints of Peace”도 이름만 바꿔서 재발매가 됐음에도 이 앨범은 계속 빠져 있는 건 조금 의아해 보였다. Twelfth Night 멤버들이 보더라도 비슷했는지도 모르겠다. 금년에야 이 앨범은 Twelfth Night에 의해 처음으로 CD화가 되었는데, 밴드를 떠난 보컬의 이후 내놓은 첫 앨범을 손수 재발매해 줬으니 특이하다면 특이한 모양새일 것이다. 각설하고.

그렇게 접한 이 앨범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사실 Geoff Mann의 Twelfth Night 이후 앨범들은 Eh! Geoff Mann Band 정도를 제외하면 밴드 음악이라기보다는 싱어송라이터의 솔로 앨범에 가까운 편인데, 밴드의 형식이라지만 The Bond 또한 그리 다르지는 않다. 굳이 비교하자면 Twelfth Night에서 하드록의 기운을 대부분 제거하고 튠을 좀 더 희망적인 분위기로 바꾸면서 기타와 드럼머신 정도를 빼면 어쿠스틱의 비중을 확 높인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아직은 남아 있는 신서사이저(가끔은 거의 뉴웨이브 수준)와 클래식의 기운 덕분에 네오프로그 팬들이 듣기에도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말하자면 그래도 CCM 사나이가 ‘찬양 밴드’ 정도의 모습까지는 아직 포기하지 않은 시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관조적인 발라드 ‘Certainly’나 ‘Willie Welsh’ 같은 곡은.. U2의 한창 시절에 CCM 바이브를 끼얹은 듯한 구석이 있다. U2 별로 안 좋아하지만 좋은 뜻으로 하는 얘기다.

무난하다.

[Marshall Pickering Records,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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