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듣고 있는 음악이 Endstille라니 뭔가 문제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 살 더 먹었다고 듣는 음악이 바뀔 리야 없겠으니 그것 또한 팔자일 것이다. 그 팔자 새해에는 무탈하길 바래보면서 들어보는 Endstille의 2023년 신작.

“Kapitulation 2013″으로부터 10년만에 나온 신작이지만 커버부터 알려주듯 밴드는 여전히 전쟁 얘기 외길인생을 걷고 있다. 오히려 “Kapitulation 2013″에서 은근 섞여들어간 스래쉬나 펑크의 기운이 그리 맘에 들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좀 더 예전 스타일에 가까울 이 앨범이 더 마음에 와닿을 법하다. 그렇지만 ‘Vigilante Justice’ 같은 곡의 미드템포에 은근한 멜랑콜리를 섞어내는 모습이나 ‘Pro Patria Mori’ 같은 곡의 계속되는 템포체인지는 이 밴드가 어쨌든 “Kapitulation 2013″의 시도를 버리지는 않았음을 보여 준다. 하지만 ‘Jericho Howls’의 슈투카 소리 이후 무자비하게 달려대는 모습에서 앨범의 백미를 찾는 이에게는 그런 모습이 그리 와닿지 않을지도. 그런 건 Endstille의 앨범에서 기대할 만한 모습은 사실 아니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기존작들보다 헤비함은 조금 덜어냈지만 더 날카롭게 벼려낸 듯한 녹음과도 그리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Frühlingserwachen”이나 “Dominanz”를 좋게 들었다면 무난하게 들을 만한 앨범이다. 물론 이게 1월 1일부터 들을 만한 앨범이냐 하면 양심상 그렇다고 말은 못하겠다. 내일 출근할 마음의 준비를 위한 앨범으로는 적당할 것이다.

[Van, 2023]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