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그래도 앨범들을 꾸준히 내놓던 시절이긴 했지만 1993년 즈음이면 Shrapnel에서 나오던 기타 비르투오소들의 앨범들은 네오클래시컬의 전형에서 꽤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제일 유명한 사례야 Marty Friedman의 “Scenes”일 것이고) Apocrypha도 1990년의 “Area 54” 이후에는 앨범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Tony Fredianelli가 놀고 있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는지 1993년에 갑자기 Tony Fredianelli의 솔로 앨범이 나왔다. 생각해 보면 Toby Knapp의 “Guitar Distortion”도 같은 해에 나왔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네오클래시컬 기타 비르투오조들을 계속 예전처럼 소개하기에는 어려워진 시절에 Shrapnel이 나름대로 활로를 찾아보려고 한 시도… 였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별 근거는 없는 얘기다.

그렇게 나온 이 앨범은 역시 Shrapnel의 기존의 기타 인스트루멘탈 앨범들과는 꽤 많이 다른 편이다. 인물이 인물인지라 테크닉 자체는 돋보이긴 하지만 Apocrypha 시절의 그 스타일을 기대할 순 없고, 그보다는 좀 더 스래쉬한데 Apocrypha 시절의 음악을 생각하면 의외일 정도로 ‘모던하게’ 스래쉬한 이 앨범이 취향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면서도 ‘Psycho Shemps’의 페달 연주와 ‘Doug’s Doom Circus’의 느릿한(이걸 둠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연주 등은 이 분이 전형적인 메탈 기타에서는 이미 좀 비껴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래봐야 이후 Third Eye Blind에 합류하는 충격적인 행보까지 예상케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그래도 문제작 소리를 듣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다른 걸 떠나서 일단 테크닉만큼은 Shrapnel의 이전 앨범들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다.

[Shrapnel,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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