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on Graves의 가장 잘 알려진 커리어는 단연 Psychotic Waltz와 Deadsoul Tribe일 텐데 사실 Deadsoul Tribe를 제외하면 Devon Graves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적은 내 기억에는 없었고 항상 Buddy Lackey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그렇지만 이 분을 Buddy Lackey라는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드니 생각하면 꽤 괴이하다. 뭐 Buddy Lackey보다는 Devon Graves가 메탈 뮤지션의 이름으로는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유야 알 수 없다.

“The Strange Mind of Buddy Lackey”는 Devon Graves가 Buddy Lackey의 이름으로 낸 (현재까지는)유일한 솔로작인데, Psychotic Waltz의 한창 시절 함께 나온 앨범인지라 이 앨범에서도 Psychotic Waltz의 그림자를 지울 수는 없다. 차이가 있다면 그래도 Psychotic Waltz보다는 이 쪽이 더 간명한 전개를 보여주는 편이라는 정도? 사실 Dream Theater와 방향성이 좀 달랐을 뿐 어디까지나 메탈 밴드였던 Psychotic Waltz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Buddy Lackey의 프로그레시브 록 취향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앨범이랄 수 있겠다. 그런데 왜 이쪽이 간명하냐 하면 그 레퍼런스가 Jethro Tull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도 어쨌든 이 앨범은 메탈 앨범이고, 저 Jethro Tull스러운 면모가 앨범의 묵직한 분위기를 좀 갉아먹는 감이 없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이걸 다양한 색채를 보여준다랄 수도 있겠지만 ‘Let’s Start a War’의 Psychotic Waltz의 앨범에서는 생각하기도 어려울 ‘조금은 유치한’ 리프를 듣자면 듣기 편한데도 조금은 귀에 거슬리는 드문 경험을 맛볼 수 있다. 어찌 보면 Psychotic Waltz와 Devon Graves가 훗날 보여줄 스타일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앨범이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솔직히 Psychotic Waltz의 팬이 아니라면 굳이 구할 필요까진 없어 보인다. 본전 생각 난다는 뜻이다.

[Dream Circle,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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