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Black Virgin의 “Most Likely to Exceed” 얘기를 했지만 아무리 Metal Enterprises라고 하더라도 발매작들 중 멀쩡했던 것이 저 앨범 하나만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물론 레이블 카탈로그에서 엿보이는 사장의 안목을 생각하면 무슨 수로 멀쩡한 앨범들이 나올 수 있었을지 궁금해지기는 하는데… 좀 지나치게 썩어도 준치라고 그게 80년대 독일 헤비메탈 씬의 힘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물론 그렇다면 이 레이블의 수많은 망작들은 대체 무엇인가 싶긴 하다만 각설하고.

음악은 살짝 Motörhead의 기운이 느껴지는 80년대풍 독일 헤비메탈? 사실 보통 독일 메탈이라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보다는 좀 더 말랑말랑하고 NWOBHM의 기운이 느껴지는 음악인데, 아무래도 이 레이블 발매작답지 않게 무려 ‘멀쩡한’ 발라드가 있는데다(‘Lookin’ for Some Love’) Rolling Stones를 커버한 ‘Paint It Black’이 눈에 띄다 보니 아무래도 앨범의 후반부는 확실히 그리 강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앨범 초반의 ‘Hard as Steel’이나 ‘Take Care of Me’는 과장 좀 섞으면 Jeff Scott Soto 스타일의 보컬에 Iron Maiden을 의식했고 꽤 귀에 잘 들어오는 리프를 얹은 헤비메탈을 보여준다. (다 들어보지는 않았지만)감히 이 레이블 발매작들 중 최고의 명작이라고 할 수 있어 보인다.

그런데 말하고 보니 이게 밴드 입장에서 얼마나 칭찬으로 들릴지는 좀 헷갈린다. 밴드 입장에서는 레이블을 그저 감추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Metal Enterprises, 1990]

Expect No Mercy “The Dreams of Marquis de Sade””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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