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M 얘기가 나온 김에 한 장 더. 원래 장르의 구분이라는 게 반드시 간명하지만은 않은 법이라 하더라도 그 중에서도 특히 모호한 개념을 꼽는다면 거기에는 아마도 소위 화이트칼라 파워메탈/블루칼라 파워메탈의 구분이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정도 되면 굳이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장르를 구분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장르라는 것이 음악을 설명하고 구분함에 있어 그 음악의 특성을 정확히 제시하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나온 것이라면, 그 음악에 대한 설명과 구분은 왜 해야 하는 것인가? 그 설명과 구분을 위해 공부를 너무 많이 해야 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렇게까지 장르를 따진다면 아마 그러다가 꼰대 소리 듣기 십상일 것이다.

뭐 어쨌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구분이니만큼 굳이 이런 식으로 설명한다면 Attacker는 80년대 중반 블루칼라 파워메탈의 중요한 밴드라고 할 수 있지만, 직선적인 스타일만은 아니고 나름의 프로그레시브 터치를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개성이 있다. ‘The Wrath of Nevermore’ 같은 Rush풍 리프의 곡은 확실히 그 시절의 Jag Panzer 같은 밴드라면 절대 보여줄 수 없는 모습처럼 보인다. 물론 Jag Panzer나 Omen 같은 밴드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기본적으로 클래식한 류의 파워메탈임은 분명하다. ‘Slayer’s Blade’나 ‘Disciple’ 같은 곡은 그 시절 장르의 모범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Conan the Barbarian이 아니라 반지의 제왕이 본격적으로 USPM에 등장한 것도 이 즈음이지 싶다.

그러니 굳이 화이트칼라나 블루칼라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Attacker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장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게다가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동 중이니 이들을 보고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할 후배들도 있을 것이다. 뭐 돈이야 별로 못 벌었겠지만 지금도 메탈이 세상을 지배하리라 믿는 이들도 있을테니 말이다.

[Metal Blade, 1985]

Attacker “Battle at Helm’s Deep””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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