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argher와 Blackheim이 굴리던 그 스웨덴 스래쉬 밴드의 대망의 데뷔작. Bewitched가 밴드 이름으로 흔히 쓰이는 이름은 아닌 듯싶고 비교적 알려진 사례로는 칠레 블랙메탈 밴드 Bewitched도 있겠으나 어쨌든 장르의 네임드라고 하면 이쪽일 것이다. 물론 이 이름으로 가장 유명한 사례는 그 아일랜드 걸그룹이 있겠으나(물론 그 분들은 B*witched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긴 했다) 이 블로그에 올라오실 만한 분들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말하고 보니 에스파도 올린 적이 있었는데 딱히 B*witched라고 해서 안 될 거 있나… 싶기도 하다. 각설하고.
Vargher와 Blackheim이 인물이 인물인지라 흔히 블랙스래쉬 밴드마냥 알려져 있지만 사실 블랙스래쉬보다는 80년대 초중반 흑마술 이미지를 써먹었던 스래쉬 밴드들의 사례들을 연상케 하는 음악이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당장 밴드의 소개문구도 ‘evil speed-rockin’ Hell metal’이기도 하고…. 사실 본격적인 스래쉬라고 하기도 어렵고 그보다는 80년대 초중반 NWOBHM을 위시한 헤비메탈의 기운도 강한 편이다. 그러니 이 음악을 블랙메탈과 연관지을 고리는 사실 멤버들의 면면과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Bathory나 Venom의 기운 뿐이다. 말하자면 Blackheim의 빛나는 커리어에 이끌려 이 밴드의 앨범을 구한 사람이라면 아마 실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긴 그러다보니 나도 이 앨범을 2025년에야 와서 들어보고 있구나.
어쨌든 앨범은 견실한 헤비메탈을 담고 있다. ‘Burning Paradise’나 ‘Triumph of Evil’ 같은 곡은 한창 시절 Mercyful Fate 같은 밴드가 보여줬던 리프의 매력을 되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Diabolical Masquerade의 앨범에나 어울릴 법한 연주곡 ‘Firehymn’은 왜 앨범에 들어갔는지 모르겠으나 중간에 분위기도 환기할 겸 쉬어가는 느낌이라면 나쁘지 않아 보인다. 멋진 앨범이다.
[Osmose, 19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