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erit에 대한 핀란드 블랙메탈 밴드들의 ‘리스펙트’야 음악을 들어보기 전부터도 알고 있었지만 Impaled Nazarene에 대한 것도 그에 그리 뒤처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유야 사실 뭐가 중요하겠냐마는 굳이 곰곰이 따져본다면 아무래도 “The Oath of Black Blood” 같은 앨범에 비해서는 “Tol Compt Norz Norz Norz”나 “Ugra-Karma” 같은 앨범은 좀 더 멍청해 보였다는 점이 크지 않았을까? 음악 스타일도 다르지만 우리는 핵에너지와 환경파괴를 서포트한다고 써놓고 있는 게 뭔가 프로레슬링 기믹 같아 보였을 수도 있고.

흥미로운 점은 ‘Suomi Finland Perkele”까지 밴드의 중핵 중 하나였을 Sir Luttinen은 저 Impaled Nazarene을 제외하면 커리어가 대부분 소위 ‘Tico-Tico 스타일’의 메탈로 꾸려져 있다는 사실인데, Tico-Tico 스튜디오 식의 음악이라면 왠지 그건 진짜배기 메탈이 아니라고 강변할 것 같은 Impaled Nazarene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좀 많이 의외다. (이런 걸 봐서라도 Impaled Nazarene의 프로레슬링 기믹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Legenda는 그 중에서도 Impaled Nazarene과는 가장 동떨어져 보이는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블랙메탈식으로 달려주는 곡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결국 앨범의 주된 스타일은 미드템포의 둠적인 분위기를 살짝 머금은 키보드가 강조된 ‘doomy-black’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고(정작 앨범이 나왔을 즈음에는 그냥 키보드 빵빵한 멜로딕 블랙이라고 했던 것 같기는 하다), 그러면서 멜로디 잘 쓰고 ‘Rev. 66’나 ‘Cohores of Demons’ 같은 곡에서는 Catamenia 마냥 나름의 심포닉도 보여주면서 어떠한 실험도 하지 않으니 장르의 팬이라면 딱히 불만스러울 부분이 없어 보인다. 굳이 실험 얘기를 해서 그렇지 사실 1998년에는 이게 딱히 케케묵은 스타일도 아니었을 테니 그걸 흠이라고 하기도 어려워 보이고, 그 시절 이런 밴드들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Spinefarm 같은 곳도 먹고 살 수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인간적으로 이런 음악 하는 밴드한테 너무 안전하게 갔다고 뭐라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Holy,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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