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특이한 사실은 이 곡은 처음에는 데뷔작을 내기도 전에 연주곡으로 만들어졌다가 Geoff Mann이 합류하면서 비로소 전장으로 떠나는 어느 자원입대하는 군인의 이야기가 담긴 가사가 붙었다는 점이고, 그 버전이 비로소 완성된 게 Marquee 클럽에서의 Geoff Mann 고별공연이었다… 라는 게 밴드의 설명이다. 말하자면 ‘Sequences’의 제대로 된 풀 버전은 저 “Live and Let Live”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는 것인데, 문제는 이런 걸 만들어 놓고 밴드를 떠나 버렸으니 그 후임자는 감히 부르면 욕먹을 만한 노래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덕분인지 ‘Sequences’가 실린 라이브앨범은 많지만, Geoff Mann이 아닌 다른 보컬이 붙은 앨범은 (내가 알기로는)2019년의 “A Night to Remember” 하나 뿐이다. 하긴 저거 부담스러워서 부르기도 어려울 것 같다.

그러니까 Geoff Mann의 버전으로 완성되어 버린 이 곡을 이젠 Andy Sears도 아닌 Mark Spencer의 보컬로 다시 녹음할 이유는 그냥 이 곡을 다시 밴드의 레퍼토리로 편입시키기 위함이 아니었으려나(밴드가 말하는 퇴역 군인들에 대한 자선 목적은 일단 빼고)? 하필 “Live and Let Live”가 명연이었던지라 ‘Sequences’만 세 가지 버전으로 새로 녹음해 실어 놓은 EP를 보고 처음 드는 생각은 굳이 왜…. 인 것은 나만은 아니겠지 싶다. 그래도 Mark의 보컬도 괜찮은 편이고, “Live and Let Live”의 버전보다는 연주도 좀 더 길어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들어간지라(특히 결말의 피아노는 꽤 인상적인 편이다), 애초에 ‘Sequences’를 알고 있었다면 흥미롭게 듣기에 부족함은 없다. 밴드의 팬이라면 일청을 권해본다.

[Self-financed,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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