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뭔지 모를 이름의 미국 블랙메탈 밴드는 아홉 나즈굴에서 밴드명을 따 왔다고 하니 톨킨 얘기로 점철된 류의 블랙메탈을 연주할 거라는 건 분명해 보이고, 그런 면에서 전통적이기보다는 좀 더 ‘모던한’ 류의 메탈 음악을 주로 내놓았던 Profound Lore에서 나올 만한 음악인가 생각도 들지만, 말 나온 김에 Profound Lore의 카탈로그를 잠시 살펴봤더니 Cruciamentum이나 Abruptum(물론 재발매)의 이름도 보이더라. 뭐 생각해 보면 Spectral Wound도 여기서 나왔으니 이 레이블이 전형적인 부류의 블랙메탈을 내놓는다 하여 이상하게 여길 것도 아니긴 하겠구나 싶다. 각설하고.

음악은 전형적인 심포닉이라고 하기는 좀 달라 보이고 그보다는 던전 신스 물 많이 먹은 멜로딕 블랙메탈 정도로 얘기하는 게 맞아 보인다. 톨킨 얘기로 점철된 근래의 이런 류의 스타일이라면 아무래도 Stormkeep같은 밴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겠지만 ‘Dreadful Leap’ 같은 곡에서 보여주는 행진곡풍의 전개에서는 “Dol Guldur”의 Summoning을 의식했을 법한 모습도 보여준다. 하지만 결국 앨범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Emperor와 Vinterland를 잘 섞어놓은 듯한 노르웨이풍 리프인데, 행진곡풍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다가 격렬한 트레몰로와 함께 폭발시키는 전개에서는 한창 시절 노르웨이 심포닉 블랙메탈의 묵직한 이름들의 빛나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Of Desperate Valor’의 꽤 낭만적인 어쿠스틱 연주는 덤이다. 장르의 팬이라면 일청을 권한다.

[Profound Lor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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