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레시브 메탈 레이블로서 Sensory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가장 주된 이유는 Dream Theater 스타일이 평정했다고 해도 과하지는 않아 보이는 이 장르에서 이만큼 Dream Theater 클론이 아닌 밴드들을 찾아다니는 곳도 별로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Dream Theater 물을 안 먹을 수는 없을 것이고 Canvas Solaris나 Age of Nemesis 같은 굵직한 이름들은 결국 Dream Theater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음악을 들려주었지만 Spiral Architect나 Leprous, Diablo Swing Orchestra 같은 이름들을 로스터에 담고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건 애초에 레이블 사장님 관심분야가 프로그레시브 메탈이 아니라 프로그레시브 록이었기 때문에 Dream Theater 류보다는 좀 다른 스타일을 굳이 찾아다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게 개인적인 예상인데, 딱히 근거가 있는 생각도 아닌데다 Antidepressive Delivery 같은 밴드를 The Laser’s Edge에서 내놓는 모습을 보면 그냥 하다 보니 그렇게 돼버린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뭐 발매작들은 대개 만족스러웠으니 그게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In the Silence는 Sensory에서 내놓은 밴드들 중에서도 가장 Dream Theater류와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 밴드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앨범 커버나 음악에 전반적으로 깔린 음울한 분위기는 사실 Katatonia를 좀 더 테크니컬하게 다듬은 류의 스타일인데, 사실 이렇게 얘기하면 적당히 프로그레시브한 요소를 받아들인 둠-데스 밴드들(이를테면 Dark Suns라던가)의 모습을 먼저 연상하는 게 맞겠지만 그보다는 좀 덜 감상적이고 더 직선적인 리프를 선보일 줄 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말하자면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가 둠-데스의 분위기를 대대적으로 받아들인 사례랄까? 사실 그래서인지 리프에 비해서 솔로잉이 지나치게 화려하다 못해 좀 겉도는 느낌이 있지만 Josh Burke의 절제된 보컬이 곡들의 분위기를 산만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준다. ‘Serenity’나 ‘Beneath These Falling Leaves’의 고조되는 분위기를 강렬하게 폭발시키는 전개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모습을 보면 “Damnation”에서의 Opeth가 떠오르는 부분도 있다. 그렇게 앨범이 끝날 때쯤에는 어느새 기억해야 할 이름이 하나 또 추가돼 있었다. 멋진 앨범이다.
[Sensory,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