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ld Wainds가 2024년에 앨범을 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이럴 때면 그래도 나 음악 좀 열심히 들었네 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영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긴 밥벌이는 중요할지니 덕업일치를 이뤄내진 못한 이로서는 이 정도로 만족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는데 음반 그렇게 구하고 다니면서 그런 말하고 다니지 말라는 이도 있으니 그럴 때는 아직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랬다 저랬다 뭐 어쩌라는 것인지 쓰는 이부터도 모르겠으니 이 얘기는 이쯤하고.
이 무르만스크 출신 밴드를 처음 접했던 것은 Stellar Winter에서 재발매됐던 “Здесь никогда не сходят снега(Where the Snows are Never Gone)” 데모였는데, 데모다운 음질(이라기엔 사실 데모치고는 나쁘지 않았지만)만 참아낼 수 있다면 그 즈음에 나왔던 블랙메탈 앨범들 중 최고로 꼽을 만한 몇 장에 속할 만한 작품이었고 이후로도 노선 변동도 없지만 그렇다고 수준도 딱히 떨어지지 않는 음악을 들려주었지만 새로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기에 아 그렇게 망했구나… 짐작하고 있던 차에 10년만의 신작이 나온 만큼 반가움은 분명한데, 그래도 30년동안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니어서 사실 저 데모 시절의 때로는 Ildjarn 뺨칠 정도의 거친 톤의 연주는 다소 매끄러워졌다. 물론 휘몰아치는 사운드는 여전하지만 기존보다는 좀 더 매끄러운 멜로디와 곡의 흐름을 보여주는 편인데, 특히나 다소 전형적인 앨범의 서두를 넘어 ‘Northern Starfall’의 다이내믹한 질주에 이어지는 폭발력은 Blazebirth Hall의 밴드들이 가장 잘 하고 Drudkh에게 지금의 명성을 안겨준 바로 그 극적인 스타일을 이 밴드가 무척 잘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Snow Swarm’의 은근히 디프레시브한 면모는 사실 Old Wainds에게 기대할 만한 모습은 아니기는 한데, 어쨌든 충분히 서늘한 분위기이기는 하고 시간이 그만큼 많이 지난 만큼 이들도 이래저래 들었던 것이 많다… 정도로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듣다 보면 Arckanum이 지금껏 활동하면서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대충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연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요새 이 정도로 pagan한 블랙메탈을 연주하는 밴드도 그리 흔치만은 않아 보이는만큼 더욱 반갑다. 다음 앨범은 10년까지 걸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Darkness Shall Rise,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