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ll ‘O’ Wisp는 이탈리아 출신의 프로그레시브 데스 밴드이다. 사실 그리 유명하진 않고… 그나마 잘 알려진 멤버는 드럼을 맡고 있는 Oinos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뭔 소린가 싶겠지만 Sadist의 멤버이자 국내에도 라이센스되었던 Node에서 드럼을 맡고 있으니 이만하면 충분히 네임드임은 분명해 보인다. 거기다 덧붙인다면 베이스는 국내에도 데뷔작인 “No Waste of Flesh”가 소개되었던(그리고 물론 다들 관심이 없었던) 브루털 밴드 Antropofagus의 Jacopo Rossi가 그나마 알려진 인물이겠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이 쯤 되면 무명에 가깝다. 이 앨범을 구한 나로서도 미국의 Willow Wisp와 잠시 헷갈렸었는데… 이 정도 심포닉이면 2류인가 3류인가가 고민될 지경의 음악을 들려주었던 Willow Wisp와 비교되는 건 밴드 입장에서는 좋은 얘기가 아닐 테니 이쯤에서 넘어간다.
그럼 이 소개부터 헝그리한 밴드의 음악은 어떠한가? Oinos가 있다는 것도 그렇고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데스 밴드인만큼 Sadist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겠지만, “Season in Silence” 같은 앨범에서의 Sadist보다는 좀 덜 재즈적이고, 고풍스러운 스타일의 일렉트로닉을 도입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재즈적 어프로치가 Illogicist나 Gory Blister, Sadist같은 이탈리아의 다른 밴드들이 적극적으로 써먹던 방식이었다면 이들은 확실히 엇나가고 있는 편이다. 게다가 일렉트로닉스는 리프의 뒤에서 버티고 있으면서 퍽 국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 간혹 등장하는 여성보컬과 역시나 에스닉한 신서사이저는 소시적의 Orphaned Land나 Betray My Secrets 같은 밴드를 연상케 하는 면도 있다. 말하자면 재즈적 리듬감과 그에 맞춰진 복잡한 리프로 무장한 대개의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데스 밴드들보다는 좀 더 여유 있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Going Back(My Samsara)’이라 생각한다. 간혹 과하게 댄서블하긴 하지만 프로그레시브 록에 가까울 구성까지 엿보이는 여유로운 전개는 Sadist류의 스타일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은 아마 아닐 것이다.
다만…. 저 댄서블함을 쉬이 감당할 만한 데스메탈 팬은 그리 많지 않지 않을까 짐작도 들고, 때로는 당혹스러운 앰비언트풍을 보여주는 모습은 이 밴드가 하고 싶은 게 많았다는 증거가 될지 모르나 다소 난삽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Six Forms of Existence’ 나 ‘A Place of Rebirth’ 같은 인상적인 곡이 있으니 못 들어보셨다면 한번쯤은 기회를 줘봐도 좋을지도.
[Nadir Music,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