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의 별 중요한 의미까지는 없을 소식 중 하나는 Darker than Black 레코드의 온라인 샵이 영업을 종료한다는 이야기였다. 공식적으로야 정치성과 무관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지만 애초에 Absurd의 앨범을 내기 위해 만들어졌고 Kristallnacht 등의 밴드들을 내놓은 레이블이 NS와 무관하다는 얘기를 믿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고 덕분에 중간중간 레이블 자체가 돌아가지 않았던 기간도 길었지만 꾸준하게 살아남은 이 악명높은 레이블이 어렵다는 소식이… 내 입장에서 아쉬울 이유야 전혀 없겠지만, 소위 ‘정통적인’ 형태의 블랙메탈이 나름의 자생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방증처럼 보이기도 해서 그것만큼은 좀 그렇다. 그러고 보니 No Colours도 아직 2026년에 앨범을 낸 적 자체가 없구나.
어쨌든 이 악명 높은 레이블의 발매작들 중 그래도 (역사적인 의미 같은 거 말고)뛰어난 음악을 담고 있었던 결과물이었다면 이 Kaevum의 앨범들이 마지막이 아니었는가 싶다. 90년대 중반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차갑지만 웅장한 리프를 솜씨 좋게 재현하고 있지만 “Kultur”까지의 밴드가 보여준 것보다 좀 더 뚜렷해진 멜로디와, 이쪽 앨범들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명확한 베이스가 받쳐주는 묵직한 사운드, 블랙메탈 보컬로서는 보기 드물게 연극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모습들은 때로는 Arckacum의 가장 극적이던 시절을 연상케 하는 면도 있다. 특히나 ‘Rottefangeren’은 어떻게 보면 잔재주 없이 거칠고 단조롭게 밀어붙이는 이 음악이 청자에게 어떻게 감정을 고양시키는지, 어떻게 그 시절 블랙메탈 특유의 ‘야만적인’ 분위기를 그려내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레이블 발매작들이 대개는 수준 이하의 음악으로 나름의 ‘정치적 위험성’을 떨어뜨린다면(그런 음악으로는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할지어다) Kaevum은 그런 의미에서 좀 더 ‘위험한’ 사례일 것이다. 그래도 전쟁 만세의 분위기보다는 지난 날의 향수에 호소하는 부류로 보이는만큼 그래도 좀 덜하려나? 하지만 이런 걸 들을 때는 가사야 안 들리지만 어쨌든 정신줄 다잡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 음악이다.
[Darker than Black,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