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han이란 이름이 현지에서 어느 정도로 느껴지는 이름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한국으로 따지면 8-90년대 유행하던 ‘지혜’, ‘유진’ 정도 느낌의 이름이라니, 대충 트로트 가수 이름이 지원이라고 들었을 때 떠오른 느낌 정도로 생각해 본다. 뭘 이름 갖다가 이렇게 혀가 긴가 싶은데 사실 이름 말고는 딱히 정보가 많지 않은지라 어쩔 수 없다. 앨범을 뒤져 봐도 Meghan이라는 이름 뿐 성이 안 나와 있는데, Pendragon이라는 레이블도 처음 보는 곳이니 그 시절 쏟아져 나오던 Heart 짝퉁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정도가 앨범을 보고 드는 선입견이다. 커버부터 저는 Ann Wilson을 엄청나게 의식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으니 나름 합당한 선입견인 셈이다.
그런 이런저런 사정들을 생각하면 음악은 기대보다 깔끔하다. 우리의 짐작대로 정말 Ann Wilson과 비슷한 보컬에 트윈 기타지만 왜 굳이 트윈으로 갔을까 싶을 정도로 헤비함과는 거리가 있는(그렇지만 깔끔하기는 한) 기타가 나름 돋보이는 편이다. 트윈 기타인지라 ‘Radio Man’ 같이 의외의 하드함을 보여주는 곡도 있고, 가끔은 Warren DiMartini의 소시적을 생각나게 하는 트리키한 연주도 찾아볼 수 있다. 뭐 그렇게 나름 인정받은 수작인지라 CD로 소량 재발매도 됐다…고 하는데, 정작 LP 오리지널은 잘 보이지만 재발매반은 아직까지 웹상에서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성도 모르는 메건 여사가 혹시 재발매를 허락 안 해준 걸까. Heart의 팬이라면 그래도 만족할 수 있을 앨범이다.
[Pendragon, 1987]
코흘리개 시절 빌보드 차트의 파워 발라드에 처음 관심을 갖게 해 준 곡은 Heart의 ‘Alone’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Heart를 얘기하는 국내의 글들을 보면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어쩌고, 식의 글들이 많은데, 코흘리개 시절이었으므로 밴드의 미모에 신경쓸 겨를은 별로 없었지만 노래만큼은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이후에도 Heart에 대하여 써놓은 글을 간혹 볼 일이 있었지만, 이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밴드의 대표곡에서 ‘Alone’이 빠지는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 Heart의 실력을 부인하려는 생각이야 없긴 하지만 덕분에 나중에 ‘Alone’이 Heart의 자작곡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잠깐 현자타임이 오던 기억이 있다. 뭘 또 그런 거 갖다 그랬냐 하면 할 말 없는데… 그냥 그랬다는 얘기다.
Departure Chandelier의 “The Black Crest of Death, The Gold Wreath of War”는 2011년에 들었던 가장 훌륭한 블랙메탈 데모였다고 생각한다. 사실 20분이 조금 안 되는 러닝타임을 제외하면 음질이나 수준이나 커버나 보통의 블랙메탈 데모 수준은 훨씬 뛰어넘었다. 하긴 그러니까 데모면서도 Tour de Garde에서 나올 수 있었겠거니 싶은데, 또 생각해 보면 이미 Akitsa와 Ash Pool에서 한 번 검증된 멤버들이 있었으니 레이블로서도 부담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만큼 이 밴드가 이후 변변한 정규작 없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조금은 의외였다. 생소한 이름에 비해서는 꽤 많은 기대를 모은 정규 데뷔작이라는 얘기다.
최근에 봤던 신보 소식 중 가장 의외였던 것 중 하나는 Alan Parsons의 신보 예고였는데, 일단 Alan Parsons가 Frontiers에서 앨범을 낸다는 것도 좀 그랬지만 가장 뜨악하게 느껴졌던 것은 Jason Mraz가 피처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었다. 암만 Alan Parsons가 몇 물 가셨어도 Jason Mraz랑 놀 레벨은 아니지 않나 생각하는데, 막상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Alan Parsons가 최근 몇 년 동안 무슨 활동을 했는지 전혀 기억에 없다는 걸 발견했다. 그런데 또 좀 뜨악했던 것은 금년의 신보 이전 마지막 작품이었던 이 앨범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정말 눈꼽만큼도 기억이 없는 거 보니 어지간히도 흘려들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간만에 돌려 보았다.
아우슈비츠의 제2수용소 이름이 비르케나우라고 하는데 굳이 이탈리아 밴드가 이 이름을 써먹은 이유는 잘 모르겠다. 눈에 띄는 점은 기타와 보컬을 맡은 Marco Righi가 Maledia의 “Your Angels Cry”에 참여했다는 점인데, 대단한 앨범은 아니었지만 앨범의 ‘She and Her Darkness’만큼은 그 해에 들었던 (여성보컬을 앞세운 류의)둠-데스 중에서는 손꼽을 만한 곡이었다. 문제는 Birkenau는 데스래쉬 밴드이고, “Your Angels Cry”에서 건반을 맡았던 Marco는 이 밴드에서는 무슨 일인지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다. metal-archives의 내용에 의하면 이 밴드는 David Folchitto나 Fabrizio Damiani 같은 나름 ‘네임드’들도 거쳐갔던 밴드라는데, 그 멤버들은 다 어디 가고 이 데모에서는 Marco와 Emanuel Crissantu라는 베이시스트만이 참여하고 있다. 긍정적인 얘기가 도대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