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Thy Serpent의 짝퉁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음악은 판이한 이 칠레 데스메탈 밴드는 기대보다 훨씬 탄탄한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2008년부터 활동해서 이 앨범이 세 번째 정규작이지만, 하필 이 앨범으로 조금이나마 이름을 알린 뒤에 화끈하게 해체해 버리는 바람에 스완 송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만들어버린 모양이 되었다. 스타일도 하필 데스메탈이 잘 나가던 그 시절 플로리다 스타일인지라 대충 시기를 지워놓고 들으면 그 시절 알려지지 않은 숨은 실력자의 야심작같이 느껴질 정도. 그러고 보면 저 밴드명은 그리 잘 지은 이름은 아닌 셈이다. Thy Serpent라는 문구가 들어가는데 이런 음악이 나오니 꽤 마음에 들었는데도 뭔가 괜히 사기당한 듯한 느낌이 있다.
음악은 기본적으로 Monstrosity와 Immolation의 90년대 초반 스타일을 좀 더 거칠게(또는 좀 더 가난하게) 만든 모양새인데, 남미 밴드들이 흔히들 보여주는 ‘chaotic’한 맛과 그 적당한 가난함이 꽤 어울린다. 그러면서도 리프를 꽤 다양하게 늘어놓는지라 마냥 스트레이트한 데스메탈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특히나 ‘Into the Depths of Hell’이나 ‘Pedophilac Priest’ 같은 곡이 좋은 예인데, 가끔은 Trey Azagthoth와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리프가 귀를 솔깃하게 하기도 한다. 하긴 남미 데스메탈 밴드 치고 그런 느낌이 아예 없는 밴드도 찾아보기 어렵긴 한데, 그 전형적인 느낌을 가장 잘 살린 류의 밴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앨범 딱 세 장 내고 해체했으니 모으기는 어렵지 않지만, 그 중 이 앨범을 먼저 구하는 게 나을 것이다. 250장 한정이므로.
[Ordo MCM, 2017]
그 ‘척 노리스’와는 아무 상관없는 스웨디시 펑크 록 밴드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음악은 대충 슬리지한 맛이 있는 AC/DC 류의 하드록에 가깝다. 뭐 우리한테야 생소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이 웃기는 이름의 밴드는 스웨덴에서는 차트 30위권까지 진입하는 나름 인기 밴드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을 뒤져 보니 이들은 벌써 2005년부터 정규반만 9장을 발표한 생각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다, 지금 이 앨범은 그간 발표하지 못했던 B-Side들을 모아 둔 컴필레이션이다. 이 쯤 되면 대체 척 노리스 실험이라는 이름의 밴드를 왜 이렇게까지 밀어주는지 스웨덴 사람들의 심미안을 의심해 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조금 든다만, 내가 어디 가서 그런 말 할 처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앞선다. 각설하고.
미국 레이블 Eternal Death의 가장 유명한 발매작은 아무래도 The Meads of Asphodel과 Tjolgtjar의 스플릿 앨범일 것이다. 전자야 이미 (나름대로는)유명하지만 후자는… 꿈도 희망도 없이 구리다고까지는 못해도 돈 주고 사고 싶지 않은 앨범들을 꾸준하게 발표한지라 스플릿도 그리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래도 Tjolgtjar의 로큰롤 물 왕창 먹은 근작들은 Barathrum 다운그레이드 생각하고 들어볼 만하다고는 생각하는데, 로큰롤 섞인 블랙메탈은 Darkthrone 이후 괜찮은 밴드들이 꽤 많이 나온지라 굳이 Tjolgtjar를 찾아 들을 사람은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다.
Prag 83의 데뷔작 “Metamorphosis”는 은근 많은 관심을 얻어냈던 앨범이었다. 왜 (원맨)밴드명을 저렇게 지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Herr K.라는 이름과 앨범명을 보고 떠올릴 이름은 Kafka 뿐이다. 그러니까 저 데뷔작은 “변신”을 컨셉트로 해서 만든 앨범인 셈인데, 원작의 결을 잘 살려낸 음악인지는 별론으로 하고, 충분히 따뜻한 보컬과 어쿠스틱 연주를 붙인, 딱히 어둡지만은 않은 듣기 편한 네오포크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모 대학교 근처에서 ‘활동’하는 많은 통기타 유저들이 레퍼런스로 삼았으면 괜찮을 음악이겠다 싶은데, 하긴 그렇게 음악 찾아들을 분들이었다면 음악이 지금보다는 좀 더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건 그리 중요한 얘기는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