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yo Dot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분명 메탈 팬들이겠지만 그렇다고 이 밴드가 메탈 밴드인가를 묻는다면 답은 꽤 애매할 것이다. “Choirs of the Eye”와 “Gamma Knife” 에서 보여준 메탈의 면모들이 있지만, “Dousing Anemone with Cooper Tongue”, “Blue Lambency Downward”, “Coyote”처럼 예의 그 어두운 분위기를 차치하고라고 메탈은 아니었던 앨범들도 많았다. 아마도 Maudlin of the Well의 “Bath”와 “Leaving your Body Map”이 보여준 두 가지 사운드의 노선을 나름의 방식으로 발전시킨 결과가 아닐지 짐작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Kayo Dot의 괴팍한 작풍은 그 노선을 단순히 발전시켰다기보다는 그 방법론들을 아예 전복시켜 버린 부분이 더 많을 것이다.
“Hubardo”는 그런 의미에서 밴드의 디스코그라피를 통틀어 가장 메탈적인 앨범일 것이다. 당장 첫 곡인 ‘The Black Stone’부터 간만에 들어보는 Jason Byron의 그로울링이 등장한다. ‘Floodgate’나 ‘Zilda Casogi’ 같은 곡의 ‘chaotic’한 분위기는 이전까지의 밴드에게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인데, 그래도 꽤 불규칙적인 진행을 보여주던 이전의 앨범들 – 이를테면 “Blue Lambency Downward” – 에 비해서는 앨범은 비교적 논리적으로 전개되고, 밴드도 중간중간 앰비언트와 포스트록 패시지를 통해 청자에게 여유를 던져주는만큼 듣기는 밴드의 앨범들 중에서는 어렵지 않은 편이다. ‘Crown in the Muck’ 이나, King Crimson을 열심히 따라하는 듯한 ‘Floodgate’ 같은 곡들은 밴드의 여느 앨범들보다 격렬하면서도 ‘프로그레시브’하다고 말할 구석이 많을 것이다.
Kayo Dot의 앨범들 중에서 최애를 꼽는다면 “Choirs of the Eye”와 함께 가장 유력한 앨범이 아닐까? 프로그레시브한 메탈을 좋아한다고 자처하는 이라면 일청을 권한다.
[Ice Level Music,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