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rae는 Morte Incandescente의 Vulturius가 하는 원맨 프로젝트이다. 사실 활동으로 따지면 근 몇 년간은 이전보다 뜸하긴 했지만 Morte Incandescente보다 양적으로는 확실히 풍요로운 결과물을 남긴데다… 어쨌든 2인조인 Morte Incandescente에 비해서는 정말 Vulturius 혼자서 다 해먹는 Irae 쪽이 진정한 본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긴 본진이건 아니건 스타일도 비슷하고 판매고도 아마 큰 차이까진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니만큼 그걸 구별하는 게 큰 의미까진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나름의 개성을 찾으려는 시도인지 “In the Key of Twilight”는 기본적으로는 직선적인 리프가 중심이 되는 90년대풍 블랙메탈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좀 더 깔끔해지고, 밴드의 초창기에 비해서는 확실히 멜로딕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이걸 삐딱하게 받아들이자면 무척이나 깔끔해진 녹음도 그렇고 Watain이나 Mgla 같은 밴드로 대표되는 비교적 ‘잘 팔리는’ 스타일을 추구했다랄 수도 있겠으나… Signal Rex에서 앨범 내는 블랙메탈 밴드에게 할 만할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디스토션과 어쿠스틱의 절묘한 병치를 보여주는 ‘Key to the Darkest Path’나, 앨범에서 가장 호쾌한 면모를 보여주는 헤비메탈풍의 ‘There Will be Wrath’ 같은 곡을 듣자면 음악 오래 하면서 이제 서사적인 것도 그렇고 이것저것 좀 다른 걸 해보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짐작이 든다. 후려치는 거야 Morte Incandescente나 Flagellum Dei 등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다만… 빠지는 곡도 없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기억에 남는 곡도 없다는 게 아쉽다. 하긴 원래 멜로디감각으로 승부하는 밴드는 아니었으므로 어쩔 수 없었던 일인지도 모른다.
[Signal Rex,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