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throne 얘기를 해서 말이지만, Darkthrone의 이름이 대표하는 90년대 노르웨이 블랙메탈 스타일을 따라하는 밴드는 정말 엄청나게 많고 사실 인터넷의 발전으로 굳이 레이블을 통하지 않더라도 나름의 결과물을 공개할 수 있게 되면서 등장한 무수한 골방 프로젝트들의 상당수는 Darkthrone의 그림자 아래에 있을 것이다(일단 돈이 안 드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하지만 Darkthrone이 90년대 초중반 매년 빼먹지도 않고 꾸준하게 보여준 장르의 모범은 밴드 스스로도 최소한 “Panzerfaust” 이후로는 재현하지 못한 레벨이었고, 복잡하기보다는 미니멀하며 직설적이지만 반복적인 리프가 중심이 되는 이 스타일에서 밴드 나름의 개성이 들어갈 자리를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과업임을 수많은 후대의 밴드들이 몸소 입증해온 만큼 이제는 Darkthrone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가는 류의 밴드는 예전보다는 보기 드물어져 버렸다. 장사가 안 돼서 그런 거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이 장르에서 누군들 장사가 되겠나.

그런 의미에서 Avmakt의 이 데뷔작은 2024년 앨범임을 생각하면 보기 드물 정도로 Darkthrone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가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굳이 비교하자면 “Under a Funeral Moon”과 “Transylvanian Hunger”의 그림자가 짙은데, 특히나 ‘Ordnance’ 같은 곡은 리프에 살짝 묻어 있는 Celtic Frost의 그림자만 아니라면 Darkthrone의 오리지널이라고 해도 믿을 만할 것이다. ‘Sharpening Blades of Cynicism’ 처럼 꽤 서사적인 구성에 둠메탈 바이브까지 담아내는 모습에서 밴드가 Darkthrone만을 따라가려 하지는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사실 그런 모습도 “Sardonic Wrath”나 “Hate Them”에서 Darkthrone이 보여준 모습인 만큼, 이 밴드를 Darkthrone 아류라 하면 밴드 입장에서는 섭섭할지 몰라도 그리 틀린 얘기까진 아닐 것이다.

하지만 Darkthrone이 더 이상 그 시절의 블랙메탈 밴드가 아니게 된 지도 오래 되었는데 이만큼 Darkthrone의 블랙메탈 스타일을 재현하는 밴드가 있는들 그게 뭐가 문제가 되겠는가? 오히려 Darkthrone이 90년대에 연주하던 블랙메탈의 모습들을 계속해서 밀고 나가 지금에 이르렀다면 어떤 음악을 연주하고 있을까 생각한다면 Avmakt의 이 앨범이 꽤 설득력 있는 답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레이블까지도 Peaceville이고, 심지어 밴드를 레이블에 소개해 준 것도 Fenriz란다. 그저 멋지다.

[Peaceville,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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