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uck Schuldiner가 떠난지도 벌써 20년이 됐다고 추모가 그치지 않는 차에 편승하며 간만에 들어본다. 사실 레전드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데스메탈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다양한 밴드에 발을 담그진 않았지만 참여했던 밴드의 앨범들은 정말 구린 걸 찾을 수 없었던(물론 기획 자체부터 잘못됐던 Voodoocult는 빼고) 희대의 뮤지션이었지만 그래도 단 한 장을 고른다면 나로서는 아무래도 “Leprosy”다. “Human”과 둘 중에 많이 고민하겠지만 이게 ‘Pull the Plug’가 있는 앨범이니 어쩔 수 없다. 데스메탈에서 이 곡에 비견될 수 있는 ‘히트곡’을 꼽는다면 ‘Hammer Smashed Face’ 정도밖에 없지 않을까? 히트곡 운운하는 자체가 좀 웃기는 얘기일 수 있는 장르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이 앨범이 후대에 미친 영향은 워낙에 잘 알려진 나머지 이제는 굳이 첨언할 필요조차 없는 얘기가 되었는데, 그걸 넘어서 이 앨범에서 완성된 데스메탈의 컨벤션을 이 앨범만큼 잘 구현한 앨범도 이후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Pull the Plug’ 말고도 ‘Open Casket’ 같은 클래식도 있고, ‘Choke on Me’의 은근한 Candlemass스러움은 이 시절 플로리다 데스메탈이 은근히 보여주곤 했던 때로는 둠적인 분위기를 예기하기도 하며, 항상 뛰어난 연주자였던 Chuck이 보컬리스트로서 절정의 기량을 보여준 것도 이 앨범에서였다고 생각한다. ‘Leprosy’를 들으면서 커버의 저 문둥병 환자?가 정말로 튀어나와서 노래를 한다면 이렇지 않을까 생각하던 그 날의 기억이 있다. 장르의 미덕으로서 도대체 빠뜨리는 게 없는 셈이다. 대체 이 분은 이런 걸 20대 초반에 어떻게 만들고 연주한 걸까?
[Combat, 19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