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Trolls를 포함해 New Trolls 패밀리 밴드들(이라기엔 서로 사이가 그리 좋지만은 않겠다만)이 내놓은 앨범들 중에 최고를 꼽는다면 아무래도 New Trolls의 “UT”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됨직한 IBIS의 2집. 하지만 이쪽 음악에 관심있는 이라면 딱히 설명도 필요없을 이 앨범을 접한 건 나로서는 생각보다 오래 되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묻는다면 어찌 알겠냐마는 아무래도 IBIS라는 밴드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언젠가 본 모 잡지에서 “Canti d’innocenza, canti d’esperienza”를 ‘유명 밴드의 이름값 되게도 못하는 형편없는 앨범’ 정도로 소개했던 게 이상할 정도로 기억에 남아서였는지도 모르겠는데… 나중에 정작 앨범을 접했을 때의 인상은 그 정도까진 절대 아니었으므로 그저 우매함을 탓할 뿐이다.

음악은 이탈리아 프로그 앨범들 중에서도 이만큼 Yes풍이 강한 앨범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Yes의 그림자가 짙은 편이다. Atomic Rooster에서 Rick Parnell도 데려오고 노래도 전부 영어도 부르겠다 바야흐로 브리티쉬 스타일로 거듭나겠다는 결심을 보여주는 건가 싶은데… 하긴 1974년이고 이들도 “Close to the Edge”와 “Tales from Topographic Oceans”를 들어봤을 테니 심포닉 프로그 밴드 치고 Yes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면 그게 훨씬 이상해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Vittorio de Scalzi와 Nico di Palo가 같이는 못해먹겠다고 갈라진 게 IBIS의 시작이었음을 생각하면 이런 음악 할 거면 왜 굳이 싸우고 갈라졌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긴 싫어할 사람은 뭘 해도 싫어한다고 했듯이 인생은 그리도 어려운 것이렷다.

그래도 Nico의 예의 화끈한 하드록 스타일의 기타와 드라마틱한 전개만으로도 앨범의 가치는 충분해 보인다. 호흡이 길다 못해 때로는 좀 느슨한 ‘Divinity’ 3부작에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특히 Rick Parnell의 드럼 솔로는 왜 넣었나 싶다) ‘To Be Over’ 스타일의 피날레를 들으면 혹시 이 분들이 “Relayer”를 어떻게 먼저 들어봤나 하는 의문도 든다. 적어도 그 시점에서 IBIS는 우리도 Yes 부럽지 않다!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래저래 좋은 앨범이다.

[Polydor,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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