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멍에도 볕들날 있다…는 세상의 진리를 앨범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커버에는 암만 봐도 개보다는 늑대에 가까운 녀석(잘 모르지만 늑대개라고 치자)이 날카로운 송곳니를 과시하고 있는 이 앨범은 앨범명이 무색할만큼 눈물나는 성과를 거두었다더라.. 하는 게 일반적인 이 앨범의 소개이다. 그거 말고는 적당히 스래쉬풍을 더한 미국식 파워 메탈의 전형같은 앨범… 이라는 얘기도 있을 것이다. 후자는 틀린 얘기는 아니긴 하다만 1988년에 나온 미국 헤비메탈 앨범에 할만한 얘기 치고는 좀 너무 뻔해 보이니 이것만으로는 좀 부족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을 듣고 먼저 생각나는 밴드들을 좀 떠올려 보자면 일단은 Judas Priest가 있겠고, 보컬 스타일이 스타일인지라 Accept도 떠오르는 편이고, Mike Howe 시절의 곡을 David Wayne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Metal Church도 떠오르는 편이다. 꽤 화려한 솔로잉과 블루컬러 헤비메탈식 전개를 보자면 좀 더 고음 잘 되는 Dr. Mastermind와 비슷하다 할 수 있을지도? 물론 Randy Mickelson이 Dr. Mastermind보다는 더 괜찮은 노래실력(과 좀 더 나은 비주얼)을 보여주는만큼 이쪽이 더 나아 보이는 부분도 있다. ‘I Play for You’ 처럼 노골적으로 차트를 의식하는 듯한 곡은 덕분에 다른 수록곡들과는 확실히 이질적인지라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빠지는 곳 하나 없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장르의 미덕을 한 곳에 집약해 놓은 듯한 ‘Every Dog Has Its Day’ 만으로도 이 앨범은 가치가 있다.

[Select, 1988]

Damien “Every Dog Has Its Day””의 2개의 생각

  1. 이 글 처음 올라오고 나서 지금까지 이 앨범을 몇 차례 들어보니 accept, ‘mike howe시절의 곡을 david wayne 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metal church’ 라는 말씀이 꽤 와닿는 것 같습니다 ㅎㅎ 정말 전형적인 미국스타일 ‘메탈’ 앨범이네요. 미국애들의 딱 그 쌍팔년식 정서가 그대로 담긴 모양인 듯 합니다. 그때의 유행이었던 것인지 어찌 이 시기에 이런 앨범들이 꽤나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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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면 그 시절도 시절입니다만 지금까지도 조금씩은 이런 밴드가 계속 나오는 거 보면 뭐… 이런 분위기가 미국인이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인가? 싶기도 합니다. 한국 밴드가 뽕끼 느껴지는 거랑 비슷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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