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opatra의 야심작? 뭐 트리뷰트야 원래부터 많이 내는 레이블이고 Beatles 트리뷰트라면 신선할 것 하나 없는 흔해빠진 기획이지만 앨범에 참여한 라인업을 보면 생각보다 많이 의외다. 하긴 이 Reimagined 시리즈의 경우에는 Cleopatra가 꼭 트리뷰트에 끼워넣던 Electric Hellfire Club 등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긴 했는데…. 다들 물론 전성기 한참 지난 이름들이긴 하다만 Cleopatra가 어떻게 구워삶았을까 하는 이름들로 가득한 참여 뮤지션들을 보면 기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월마트에서도 이 앨범을 팔고 있는 걸 보면 아마도 대개는 나와 비슷한 생각들이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앨범이 이 정도로 아무 얘깃거리가 되지 못하는 것의 한 절반은 Cleopatra가 그동안 쌓아온 악업… 때문일 것이다. 각설하고.

앨범의 가장 잘 알려진 곡일 ‘Come Together’는 Snowy White와 Durga McBroom의 Pink Floyd 세션 조합으로 꽤 무난한 진행을 보여주고, Ron Thal의 ‘Here Comes the Sun’도 좀 더 헤비하고 묵직하게 곡을 풀어 나가는 모습이 흥미로운데, 참여 뮤지션부터 확 튀던 Steve Stevens와 Arthur Brown의 ‘I Want You(She’s so Heavy)’의 커버나, Graham Bonnet과 Rick Wakeman의 ‘You Never Give Your Money’는 내게는 아무래도 좀 많이 그렇다. 둘 다 보컬이 보컬인지라 원곡과 상관없이 자신의 스타일을 밀고 나가는데, 특히나 애드립이 좀 과해 보이는(과하다 못해 자신만의 멜로디를 찾아나서는) Bonnet의 보컬이 곡과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말하자면 수록곡들의 편차가 좀 심해 보이는데, 하긴 꼭 Cleopatra여서가 아니라 나름 모험적인 시도를 선보이는 트리뷰트 앨범들이 이런 결과를 피해가기는 쉽지 않겠다. Beatles니까 오리지널이 워낙에 굳게 자리잡고 있는 탓도 있겠다.

그래도 Rebecca Pidgeon과 Patrick Moraz가 참여한 ‘Because’ 처럼 생각지 못한 접근을 보여주는 곡도 있다. 개인적으로 Rebecca를 꽤 위악적인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Patrick Moraz의 묵직한 연주에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곡을 풀어내는 모습은 좀 많이 의외였다. 아마도 이런 곡들 때문에 트리뷰트 앨범을 찾아듣는 것일 것이다.

[Cleopatr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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