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 블랙메탈 밴드… 라지만 울란바토르 출신이라니 유목민 생활과는 많이 거리가 있는 이들일 것이고, 이들도 정작 활동하는 필드는 영국이라고 하니 몽고 출신이라는 거에 과한 흥미를 가질 필요는 없다. 하긴 이 앨범이 나온 2010년에야 몽고 밴드라고 하면 우와! 했겠지만 장르는 다를지언정 The Hu가 어쨌든 몽고의 대표 메탈 밴드(물론 이들의 음악이 ‘메탈’이 맞기는 하냐에 대한 이견은 있긴 하다만)의 자리를 거머쥔 현재는 그런 흥미도 조금은 시들할 것이다. 사실 커버나 밴드명 등을 봐서는 무엇 하나 특별할 것도 없어 보이긴 한다.

이들의 들려주는 음악은 어쨌든 블랙메탈의 전형과는 조금은 차이가 있다. ‘Necklace of Teeth’의 인트로에서 어쨌든 느껴지는 포크풍이나, 묘하게 Annihilator의 기운(굳이 짚는다면 “King of the Kill)이 느껴지는 헤비메탈 리프가 등장하는 ‘Leftovers for the God’ 등도 그렇고, 앨범 전반적으로 거친 질감보다는 음 하나하나를 명확히 짚어내는 데 주력하는 모습도 저 구리구리한 커버에서 예상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 헤비메탈 리프에 약간의 일렉트로닉스를 섞어내는 ‘Impaling the Believer’에 이르면 2집 시절의 Aborym 순한맛인가 싶을 정도인데, 어쨌든 이런 다양한 모습들을 짜맞추는 모습만큼은 꽤 매끈하기 때문에 무난하게 듣기는 충분해 보인다. 이런 스타일의 연주와는 별로 안 어울릴 것 같은 포르노그라인드식 가사가 붙어 있는 게 좀 의외이긴 하다만… 하긴 Aborym 앨범 부클릿에도 생각해 보면 헐벗은 모습들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으니 그 정도는 어쨌든 용서를.

[Satans Millenium Prod.,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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